“5등급제로 바뀌면 1등급이 더 많아진다는데, 그럼 우리 아이도 상위권에 들어갈 수 있는 건가요?”
“내신이 이렇게 완화되면, 결국 대학은 수능만 더 보게 되는 거 아닌가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의 두 축인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
거기에 문·이과 통합형 수능까지 겹치면서
학부모 입장에서는 “뭐가 중요한지” 기준 잡기가 정말 어려워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 가지 질문만 깊게 파고듭니다.
내신 5등급제와 학점제 시대에
수시에서 수능 최저는 얼마나 중요한가?
그리고 우리 아이는 “내신 + 수능”을 어떻게 함께 준비해야 하는가?
제도 설명은 최소로 줄이고,
학부모가 지금부터 무엇을 점검하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하나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1. 내신 5등급제, 숫자보다 중요한 “현실적 의미”
먼저 아주 짧게 구조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 등급 비율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기존 9등급제(상위권 기준)
- 1등급: 상위 4%
- 2등급: 상위 11%까지 (1+2등급 합 15% 정도)
5등급제에서는
- 1등급: 상위 10%
- 2등급: 상위 24%
→ 1+2등급 합이 약 34%, 그러니까 전체의 3분의 1 정도가 1·2등급 안에 들어갑니다.
숫자를 떠나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예전에는 “1등급”이 정말 극소수였다면
- 이제는 “상당히 많은 학생이 1등급, 2등급 안에 들어가는 구조”가 된다.
- 최상위권에서 벌어질 일: 동점자 폭증
상위권 고등학교를 예로 들면,
- 전교 상위 4%와 상위 9% 학생이
예전에는 1등급 vs 2등급으로 갈렸지만, - 5등급제에서는 둘 다 1등급을 받습니다.
결국, 같은 1등급 안에서
- 전교 1등도
- 전교 10등도
서류상으로는 “같은 내신 등급”으로 보일 가능성이 커집니다.
즉, 내신만으로는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 대학 입장에서의 한 줄 정리
“이제 내신만으로는 학생을 가려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다른 기준, 특히 수능 성적을 더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수능 최저의 비중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 수시에서 수능 최저가 왜 더 중요해지는가?
많은 분들이 이렇게 구분해서 생각하십니다.
- 수시 = 내신·학생부 중심
- 정시 = 수능 중심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실제 합격 여부를 따져 보면
수시에서도 수능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바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수능 최저) 때문입니다.
- 수능 최저가 작동하는 방식
수시 학생부교과·종합전형에서
- 내신·학생부·서류 평가를 잘 통과해도
- 수능에서 정해진 기준(예: 국·수·탐 2합 4 등)을 넘지 못하면
그 학생은 “합격 자격 자체가 없는 것”이 됩니다.
서류 평가를 잘 받아도, 면접을 잘 봐도 소용이 없습니다.
- 5등급제 이후의 변화 가능성
내신 변별력이 약해진다는 건
대학 입장에서 이런 고민을 낳습니다.
“내신 1.2등급 학생이 너무 많다.
다 뽑을 수는 없는데, 그중 누가 더 준비가 잘 된 학생인지 어떻게 보지?”
여기서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학생부 안에서 비교과·세특·활동 내용을 더 꼼꼼히 본다.
- 수능 최저 기준을 두거나, 더 강화한다.
현실적으로는
- 일부 전형은 수능 최저를 유지·강화하면서
- 일부 전형은 정성평가(학생부 내용) 비중을 더 늘리는 방식으로
전형별 “양극화”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의대·SKY·상위권 학과일수록
수능 최저를 없애기보다
“잘 쓰는 카드”로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학부모에게 중요한 메시지 한 줄
“수시는 내신만 잘하면 된다”는 공식은
5등급제·통합수능 시대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입시를 준비하는 기준이
- 내신 1등급
에서 - 내신 1등급 + 수능 주요 과목 1등급을 함께 보는 방향으로
천천히 옮겨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3. ‘내신 + 수능’ 투 트랙, 수준별로 어떻게 접근할까?
이제 “그래서 우리 아이는?”으로 내려와 보겠습니다.
목표 수준에 따라 전략도 달라져야 합니다.
1) 의대·SKY·상위권 자연계 목표 (최상위권)
이 구간 학생에게는 솔직히 말해
- 내신 1등급대
- 수능 주요 과목(국·수·탐) 1등급대
둘 다를 목표로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현실적으로 예상해 볼 수 있는 흐름은
- 학생부교과전형: 높은 내신 + 빡센 수능 최저
- 학생부종합전형: 내신·활동 + 숨은 수능 영향력(최저 또는 실질 반영)
의대·SKY 자연계에서
“내신만으로 합격”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전략의 키워드는
- 고1·2 때 내신 중심 세팅 + 기초 수능 실력 함께 쌓기
- 고2 말~고3부터는 수능 비중을 점점 키우는 구조
입니다.
내신 기간과 수능 기간을 완전히 나눠 생각하기보다,
항상 “수능 눈”으로 개념을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2) 상위권 인문·사회·상경 목표 (중상위권)
이 구간이 가장 고민이 많습니다.
- “수학이 약한데, 통합수능에서 어떻게 하지?”
- “국어·사탐은 괜찮은데, 수학 2~3등급 정도면 버틸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 목표 대학·학과마다
수능 최저를 어떻게 설정할지 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 상위권 인문계열:
국·수·영·탐 중 2~3과목 합 4~6 수준 최저 - 중상위권 인문계열:
수능 최저를 완화하거나 아예 적용하지 않는 전형도 존재할 가능성
그래서 이 구간 학생은
- 고1~고2: 내신 관리 + 국어·수학의 기초 개념 확실히 다지기
- 고2 후반: 목표 대학군을 좁히고,
“수능 최저가 센 전형”과 “없거나 약한 전형”을 나누어 전략 세우기
이렇게 가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여기서 부모 역할은
“무조건 센 전형만 노리자”가 아니라
“우리 아이 현재 실력과 성장 속도에 맞는 난이도를 고르자”에 가깝습니다.
3) 중위권·지역 거점 국립·일반 사립대 목표
이 영역에서는
- 내신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고
- 수능 최저가 없거나, 비교적 온건한 전형도 적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능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 수시에서 아깝게 떨어졌을 때
- 정시 카드로 학교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지 여부가
수능 실력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구간 학생에게 가장 현실적인 전략은
- 고1: 내신 중심, 수능식 기초 개념 병행
- 고2: 내신 비중 유지 + 모의고사 결과를 통해 수능 가능성 점검
- 고3:
수시 지원 대학 기준에 따라
“수능 최저가 있는 전형”과
“없는 전형”을 섞어서 포트폴리오 구성
입니다.
4. 부모가 지금부터 바꿔야 할 관점 3가지
- “내신만 잘하면 된다”에서 “내신 + 수능 둘 다 기본은 해야 한다”로
- 특히 09년생 이후 세대는
“내신형 vs 수능형”으로 갈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점점 비현실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 “중학교 때까지는 선행, 고등학교부터 수능” 패턴 재검토
- 내용 선행보다,
개념 이해와 문제 해결력(수능형 사고)을
중학교 후반부터 천천히 키우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 고1 내용까지 얕게 선행하는 것보다
중3·고1 수학·국어·영어의 기초를
확실하게 다지는 것이
2028 통합수능 체제에서는 훨씬 가치 있습니다.
- “한 방에 끝내기”가 아니라 “3년 내내 버틸 수 있는 공부력”
- 내신은 시험 직전 벼락치기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지만,
- 수능은 2~3년 누적 학습이 실력으로 드러나는 시험입니다.
입시의 무게 중심이
“단기 내신”에서
“중장기 공부력”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부모가 먼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부모·학생 체크리스트: 우리 집은 어디까지 되어 있나?
마지막으로,
가볍게 체크해 볼 수 있는 항목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학생용 체크리스트
- 최근 1년 동안의 내신 등급과 모의고사 등급을 둘 다 알고 있다.
- 수능을 치르게 될 연도(예: 2028학년도)를 알고 있다.
- 희망 대학·학과를 1개가 아니라, 최소 3개 이상 적어본 적이 있다.
- 수학·영어·국어 중 “가장 약한 과목”이 무엇인지, 왜 약한지 말할 수 있다.
- 시험이 없어도 일주일에 최소 2~3회는
수능형 문제(모의고사, 기출 등)를 풀어본다. - 수시에서 수능 최저를 요구하는 전형이 어떤 의미인지 대략 알고 있다.
학부모용 체크리스트
- 자녀가 치를 수능 연도와, 그 해에 바뀌는 대입 제도를 한 번이라도 확인해 봤다.
- “우리 아이는 내신형/수능형”이라고 단정 짓기보다
두 영역의 현재 실력과 가능성을 같이 봐야 한다는 감각을 가지고 있다. - 수능 최저가 강한 전형과 약한 전형(또는 없는 전형)을
섞어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 중학교·고1 시기에
“선행 몇 학기 했냐”보다
“현재 단원의 개념을 얼마나 제대로 이해했느냐”를 더 중요하게 본다. - 아이에게 “이번 시험 몇 점이냐”보다
“이번 시험 준비하면서 뭐가 제일 힘들었고, 어디에서 막혔는지”를
물어보려고 노력한다.
체크가 많이 안 되어 있어도 괜찮습니다.
이제부터 한 칸씩 채워 가면 됩니다.
마무리 인사이트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 시대,
내신은 더 이상 최상위권 대학 합격을 보장하는 “단독 열쇠”가 아닙니다.
복잡한 자물쇠를 푸는 데
여러 개의 열쇠가 동시에 맞물려야 하듯,
- 완화된 내신 경쟁력
- 통합형 수능에서의 변별력
- 학생부 속 진짜 역량과 스토리
이 함께 맞아떨어져야 문이 열립니다.
대학은
느슨해진 내신 변별력을
수능이라는 강한 장치로 보완하려 할 것이고,
학생과 부모는
“내신이냐, 수능이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두 축을 동시에 관리하는 공부력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자녀의 최근 성적표와 모의고사 결과를 함께 펼쳐 놓고
- 내신만 보고 있지는 않았는지
- 수능 최저를 어느 정도까지 목표로 할 수 있을지
- 1년 뒤, 2년 뒤를 생각하면
지금 어디에 얼마나 시간을 써야 할지
조용히 이야기해 보세요.
그 대화 하나가
고교학점제·5등급제·통합수능이라는 거친 물살 속에서
우리 아이만의 균형 잡힌 “내신 + 수능” 전략을 세우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