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공동교육과정을 들으면 좋다는데…
언제, 어디서 신청해야 하는지부터 모르겠어요.
그리고 이게 학생부에는 어떻게 남는 건가요?”
고교학점제가 본격화되면서,
학교 안 과목만으로는 진로·흥미를 다 채우기 어려운 학생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때 꼭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공동교육과정”인데요,
막상 들어가 보면 신청 시기, 이동 거리, 미이수 위험, 학생부 기록까지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 공동교육과정이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
- 신청 전–신청 중–수강–학생부 기록까지 단계별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 학생·학부모가 바로 쓸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질문 리스트
를 한 번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이 글의 타깃
- 일반고 고1·고2 학생과 학부모
- “우리 아이 진로랑 맞는 공동교육과정을 한 번 제대로 활용해 보고 싶다”는 분
1. 공동교육과정, 교실에서는 이렇게 보입니다
아주 짧게 정리하면,
- 우리 학교에서 열기 어려운 과목을
- 근처 학교나 교육청이 함께 묶어서
- 온·오프라인으로 같이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대표적인 경우는 이런 식입니다.
- 우리 학교에는 듣고 싶어 하는 학생이 몇 명 안 되는 심화 과학, 제2외국어 과목
- 실험·실습실, 장비가 필요한 과목
- 특정 진로(인공지능, 항공, 의료, 공공정책 등)에 맞춘 특화 과목
이때
-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교육청 플랫폼(LMS)에 접속해 영상을 보고, 과제를 올리고, 토론방에서 활동하는 방식이고 - 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은
지정된 거점학교나 교육기관으로 직접 가서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듣는 방식입니다.
겉으로 보면 “대학처럼 과목 골라 듣는”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시간표·교통·졸업 학점·학생부 기록이 전부 얽혀 있어서
신청 전 설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2. 신청 전에, 딱 3가지는 먼저 확인하세요
실제 상담에서, 공동교육과정 문제는 “신청하기 전 2주”에 대부분 결정됩니다.
아래 세 가지를 먼저 체크해 보세요.
- 이 과목, 졸업 학점으로 인정되는지
- 우리 아이 학교의 학업성적관리 규정, 교육과정 편성표에서
공동교육과정 이수 학점 인정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 같은 공동교육과정이라도
학교마다 “어떤 영역의 몇 학점으로 넣을지”가 조금씩 다릅니다.
- 시간표와 이동 동선
특히 오프라인 과정은
- 몇 시에 시작·끝나는지
- 우리 집/학교에서 거점학교까지 대중교통으로 몇 분 걸리는지
- 돌아오는 시간에 학원·과외·동아리와 부딪히지 않는지
를 먼저 그려 보지 않으면,
한 달쯤 지나 “버티다 포기”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 진로·학생부와의 연결 질문 3개
아이와 함께 아래 세 문장을 채워 보세요.
- 나는 앞으로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고,
- 그래서 이 공동교육과정 과목에서 이런 내용을 배우고 싶고,
- 이게 학생부에는 이런 점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이 세 문장이 안 그려지면,
아직은 “딱 이 과목이어야 할 이유”가 약한 상태라고 보셔도 됩니다.
3. 현장에서 보는 “막히는 장면” 두 가지
장면 1. 교통·시간표를 안 보고 신청한 경우
고1 학생이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다 신청한다길래,
거점학교에서 열리는 공학 관련 과목을 같이 신청했어요.
처음 두 주는 괜찮았습니다.
버스 두 번 갈아타고 40분 가서 수업 듣고,
끝나고 돌아와 학원까지 뛰어가다 보니
한 달이 지나면서 체력이 먼저 무너졌습니다.
결국
- 지각·결석이 늘고
- 과제 제출이 밀리면서
- “이수는 했지만 세특에 쓸 만한 내용은 거의 없는” 과목이 됐습니다.
장면 2. 온라인이라서 더 쉽게 포기하는 경우
다른 학생은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으로 심화 과학 과목을 들었습니다.
첫 주에는
“집에서 들으니 너무 편하다”고 했지만,
두 주쯤 지나 LMS를 열어보니
- 미완료 영상이 5개,
- 미제출 과제가 3개,
- 공지사항은 읽지 않은 글이 수십 개.
“일주일만 밀리면, 두 배로 따라잡아야 한다”는 걸 몸으로 느낀 후에야
부모와 담임이 나서서 겨우 루틴을 다시 세웠습니다.
공동교육과정은
“추가로 더 듣는 과목”인 만큼
조금만 흔들려도 가장 먼저 포기 대상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처음 설계와 첫 한 달 관리가 핵심입니다.
4. 공동교육과정 신청 타임라인, 단계별로 이렇게 움직이세요
대략 이런 흐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학교마다 세부 일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1단계. 개설 과목 공지 주간
- 학교 공지, 교육청 플랫폼, 교육지원청 안내문을 모아
이번 학기 개설 과목 목록을 출력하거나 캡처합니다. - 아이에게 먼저 이렇게 물어보세요.
“이 중에서 네가 정말 ‘배워 보고 싶은’ 과목 세 개만 골라봐.”
2단계. 진로·시간표 1차 정리
각 과목마다 아래를 적어 봅니다.
- 이 과목이 네 진로와 연결되는 지점 한 줄
- 예상 수업 요일·시간
- 이동 시간(오프라인) 또는 집에서 들을 고정 시간(온라인)
- 지금 하고 있는 학원·동아리와 충돌 여부
여기서 이미 동선이 무너지면 과감히 빼는 게 맞습니다.
3단계. 담임·진로진학상담교사와 상의
- “이 과목이 학생부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지”
- “올해 시간표에서 꼭 넣어야 할 과목인지, 아니면 다음 해로 미뤄도 되는지”
를 꼭 물어보세요.
이때 유용한 질문 예시
- “이 과목 세특에는 보통 어떤 활동이 잘 기록되나요?”
- “이 과목을 들은 학생과 안 들은 학생의 차이를 선생님은 어디서 느끼셨어요?”
- “우리 아이 수준에서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을까요?”
4단계. 신청 기간 – 지원서 작성
일부 과목은
- 선착순
- 학교 추천
- 간단한 자기소개서·지원 동기
- 면접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기도 합니다.
지원 동기 예시 문장 구조
- “나는 ○○ 분야에 관심이 있고,
이 과목에서 △△ 내용을 배우며
장기적으로는 ▽▽에 도전하고 싶다.”
너무 거창하지 않아도 되지만,
“친구들이 다 해서요” 보다는
본인 말로 이유를 정리해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5단계. 확정 후 “가족 회의” 10분
수강이 확정되면,
바로 그 주말에 가족이 함께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 달력에 수업 요일·시간·장소 표시
- 이동 경로, 예상 귀가 시간 확인
- 그 시간에 원래 하던 활동(학원·과외·취미 등) 중
무엇을 조정할지 결정
“해 보면서 생각하자”가 아니라
“시작 전에 줄일 것과 유지할 것을 나눠 놓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5. 수강 중, 무너지지 않는 루틴 만들기
온라인·오프라인 공통으로,
다음 세 가지 습관만 지켜도 중간 포기 가능성이 크게 줄어듭니다.
- 주간 “공동교육 시간 블록” 확보
-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공동교육과정 과목만을 위한 블록을 달력에 고정합니다. - 온라인이라도 “언제든지 듣지 뭐”가 아니라
예: 매주 화·목 저녁 8~10시처럼
정규 수업처럼 다루는 것이 좋습니다.
- LMS·알림장 확인 루틴
- 주 2회, 같은 시간에
교육청 플랫폼·단톡·알림장을 확인하는 시간을 정합니다. - 부모와 함께 “월·목 저녁 9시, 공지 확인”처럼
알람을 맞춰 두면 도움이 됩니다.
- 2주 단위 중간 점검
한 달 지나서 보는 것보다,
2주마다 한 번씩 아래를 점검해 보세요.
- 출석/지각 여부
- 누락된 과제·보고서가 있는지
- 수업 내용 이해가 안 된 부분이 쌓이고 있는지
- 교사와 한 번이라도 이메일·게시판에서 소통했는지
2주만에 이상 기운이 보이면
담임·교과 담당과 조기 상담을 잡는 것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해결책입니다.
6. 이수 후, 학생부 기록까지 연결하는 법
공동교육과정의 결과는 보통 세 곳에 남습니다.
- 교과학습발달상황
- 과목명, 단위 수, 성취도(A~E 등) 등이 기록됩니다.
- 일반 선택·진로 선택 과목의 경우
석차 등급이 따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과목을 선택해 끝까지 이수했는가” 자체가 메시지입니다.
-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이 부분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나쁜 예(형식적인 세특 느낌)
-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였으며 과제를 성실히 수행함.”
좋은 예(입시에서 읽힐 수 있는 세특 느낌)
- “○○ 분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자료 조사와 발표를 담당하며 팀 내 의견 조율에 기여함.
관련 진로에 대한 탐색을 위해 추가 자료를 찾아 보는 등 자기주도적 학습 태도를 보임.”
이 차이는
“수업 중 질문·토론·프로젝트에 얼마나 얼굴을 드러냈는가”에서 나옵니다.
- 창의적 체험활동
- 일부 지역에서는 공동교육과정을
동아리·진로 활동과 연계해 운영하기도 합니다. - 이런 경우, 교과 세특과 창체 기록이
서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되도록 설계하면 좋습니다.
(예: 공동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동아리에서 심화 프로젝트로 진행)
7. 학생용 체크리스트
공동교육과정 신청 전, 이 10문항만 체크해 보세요
각 문항에 예/아니오로 표시해 보세요.
예가 많을수록 “신청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 내가 관심 있는 진로 분야가 무엇인지 한 줄로 말할 수 있다.
- 이번 학기에 개설된 공동교육과정 과목 목록을 직접 찾아 본 적이 있다.
- 관심 과목 2~3개에 대해, 왜 듣고 싶은지 이유를 적어 본 적이 있다.
- 그 과목이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요일·시간·장소)를 알고 있다.
- 이동 시간 포함해서, 일주일 중 어느 시간에 이 과목을 넣을지 계획이 있다.
- 이 과목을 들으면 현재 하고 있는 활동 중 무엇을 줄여야 할지 생각해 봤다.
- 성취도가 A~E로 나와도 학생부에 기록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 이 과목 세특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좋을지 상상해 본 적이 있다.
- 수강 신청 전에 담임 또는 진로 선생님과 한 번은 상의할 생각이 있다.
- “힘들면 그만두지 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8. 학부모용 질문 리스트
신청 전에 아이에게 꼭 물어봐야 할 8가지
- 이 과목을 듣고 싶은 이유가 “친구들이 다 해서” 말고 또 뭐가 있을까?
- 이 과목이 네가 생각하는 진로랑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해 줄래?
- 일주일 일정표에서, 이 과목 들어가면 어떤 시간을 비워야 할까?
-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몇 시쯤이야? 집에 도착하면 얼마나 피곤할 것 같아?
- 한 달 동안 빠지지 않고 갈 자신이 있니? 힘들면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뭐가 있을까?
- 이 과목에서는 발표, 보고서, 프로젝트 같은 활동이 있다는데 괜찮겠니?
- 수업 중 모르는 게 생기면 선생님께 직접 물어볼 수 있겠어?
- 이 과목을 잘 끝냈을 때, 1년 뒤 네 학생부에 어떤 문장이 남아 있으면 좋겠니?
이 대화만으로도
“우리 아이가 정말 준비된 선택인지, 아니면 분위기에 휩쓸린 선택인지”를
상당 부분 가늠할 수 있습니다.
9. 자주 나오는 질문, 짧게 정리
질문 1. 공동교육과정 성적이 내신에 불리한가요?
답변:
상대평가 1~9등급처럼 석차를 따지는 방식은 아니지만,
성취도와 이수 여부는 학생부에 그대로 남습니다.
진로와 관련된 심화 과목을 공동교육과정으로 이수했다면,
오히려 “전공 적합성을 보여주는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질문 2. 온라인 수업, 우리 아이가 혼자서 잘 해낼 수 있을까요?
답변:
혼자 방치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신
- 고정된 시청 시간
- 숙제 마감 전날이 아닌 “D-3 확인”
- 주 1회 부모와 진행 상황 체크
이 세 가지만 같이 지켜줘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질문 3. 수강료는 무료인가요?
답변:
대부분 교육청 예산으로 운영되어 수강료는 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교재비·실습 재료비 수준은 발생할 수 있으니,
과목 안내문에서 미리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질문 4. 수강 중간에 그만두면 어떻게 되나요?
답변:
정해진 취소 기간 안에 정식으로 취소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무단 포기하면 출석·성취도가 낮게 기록될 수 있고
다음 해 신청 시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둘지 고민되면, 먼저 담임·교과 선생님과 상의한 뒤
공식 취소 절차를 꼭 밟아야 합니다.
10. 마무리: 지금 할 수 있는 두 가지
- 이번 주 안에
- 우리 지역 교육청 공동교육과정 플랫폼
- 학교 교육과정 편성표
를 한 번만 같이 열어 보세요.
“올해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과목이 있을까?”를 함께 찾는 것만으로도
진로 대화가 훨씬 선명해집니다.
- 이미 공동교육과정을 듣고 있다면
- 출석 상황
- 과제/수행평가 제출 여부
- 수업 내용 이해도
를 체크리스트로 점검해 보고,
필요하면 선생님과 조기 상담을 잡아 보세요.
공동교육과정은 “늦기 전에 손보면”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 글은 2025년 12월 기준 고교학점제·공동교육과정 운영 흐름과
학교 현장에서의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지역·학교·연도에 따라 세부 운영 방식은 달라질 수 있으니,
반드시 우리 아이 학교와 교육청의 최신 안내를 함께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