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수능 공부는 언제부터 ‘진짜로’ 시작해야 하나요?
고1 때부터 수능 EBS 풀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고,
고3 1년만 몰아 해도 된다는 얘기도 있어서 헷갈려요.”
상담할 때 거의 매번 나오는 질문입니다.
문제는, “너무 일찍 수능만 하다가” 내신·학생부를 망치는 경우와,
“너무 늦게 수능을 시작해서” 기초부터 다시 쌓느라 정작 점프를 못 하는 경우가
둘 다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 수능 준비를 말할 때 꼭 나눠야 할 세 가지 단계
- 고1·고2·고3별로, 지금 하면 손해/이득이 갈리는 분기점
- 학생·학부모가 함께 써볼 수 있는 수능 준비 시기 체크리스트
까지 한 번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먼저, “수능 준비”라는 말을 세 가지로 나눕니다
수능 준비라는 말을 너무 뭉뚱그리면
고1에게도, 고3에게도 같은 조언이 나와 버립니다.
실제로는 이 세 가지를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 기초 준비
- 공통과목 개념 이해
- 독해력, 계산력, 암기력 같은 “도구” 기르기
- 공부 습관, 시간 관리, 오답 정리 습관 만들기
- 시험 구조 준비
- 수능·모의평가 출제 방식 이해
- 영역별 시간 배분 연습
- 기출 문제를 통해 “출제자의 시선” 익히기
- 실전 점수 준비
- 정해진 등급·백분위를 목표로 한 점수 관리
- 모의고사별 전략, 과목별 선택 전략
- 약점 파트 집중 보완, 파이널 모의고사 활용
고1은 1번에 거의 올인,
고2는 1번을 마무리하면서 2번을 조금씩,
고3은 2·3번이 비중을 가져가야 합니다.
문제는
고1이 3번부터 시작하거나,
고3이 아직도 1번을 손에 들고 있을 때입니다.
이게 바로 “손해/이득이 갈리는 분기점”입니다.
2. 고1: “수능 준비”라는 이름으로 하면 손해 보는 것들
고1에서 가장 많이 보는 위험 신호는 두 가지입니다.
- 수능 기출만 풀고, 학교 교과서를 대충 보는 경우
실제 상담 사례 하나만 그려보겠습니다.
- 고1 상반기, 국·영·수 다 B쯤.
- 학원에서 “수능형 문제”만 집중적으로 풀게 했습니다.
- 학교 수행평가, 통합사회·통합과학 개념은
“나중에 수능할 때 같이 보면 되겠지” 하고 넘겼습니다.
2학년 올라갈 때쯤 성적표를 보면
- 공통과목 기초가 비어 있고
- 내신은 내신대로 낮고
- 학생부에는 “수능형 문제집”을 열심히 푼 기록은 남지 않습니다.
고1 때 기출 위주 수능식 공부에 치우치면
- 학교 시험과 수행평가 준비 시간이 줄어
내신과 세특이 동시에 약해지는 것 - 통합사회·통합과학, 공통 국·영·수의 개념 틀이 비어 버리는 것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손해입니다.
- 사설 모의고사, 고난도 문제에 너무 일찍 빠지는 경우
고1이
- 교육청 모의고사도 아닌
- 사설 모의고사, 고난도 수학·국어 문제집에 매달리다 보면
점수는 안 나오고
“나는 안 되나 보다”라는 자존감만 먼저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1의 수능 준비는
“시험 점수 놀람”이 아니라
“개념·독해·습관의 뼈대 만들기”에 가까워야 합니다.
3. 고1이 하면 무조건 이득 보는 수능 준비 포인트
고1에서 수능을 의식한다면,
아래 세 가지를 “수능 준비의 이름으로” 해 보세요.
- 공통과목 개념 + 내신을 같이 잡는 공부
- 국어: 교과서 지문을 수능 비문학·문학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문단 요약, 구조 파악 연습하기 - 수학: 학교 진도 나가는 개념을
개념 노트·오답노트로 정리하면서
초·중학교 개념까지 같이 복습하기 - 영어: 교과서 본문을
“단어+구문+해석”까지 완전히 씹어 먹는 연습하기
이렇게 하면
고1 내신이 곧 수능 기초가 됩니다.
- 국어·영어 독해 체력 키우기
- 매일 15~20분이라도
긴 글을 읽고 요약하는 습관 - 교과서, 신문 칼럼, EBS 지문, 영어 짧은 글 등
수능 국어·영어에서
“글을 끝까지 다 읽기도 전에 시간이 닳아 버리는 상황”을
미리 막는 준비입니다.
- 공부 습관 3가지 기초 완성
- 하루 공부 시간 고정하기
- 계획–실행–점검 루틴 만들기
- 오답을 버리지 않고 “다시 보는 시스템” 만들기
이 세 가지는
언제 수능을 본다 해도
끝까지 가져가는 기본 체력입니다.
4. 고2: 수능 준비의 진짜 분기점, 여기서 갈립니다
고2는 수능 준비에서
“지금 하면 이득, 미루면 손해”가 아주 뚜렷하게 갈립니다.
- 계열·선택과목을 확정하는 시기
- 문과/이과, 인문/자연 계열 선택
- 수학(확률과통계/미적분/기하), 탐구(사탐·과탐) 선택
이 결정은
수능 과목 구조와 거의 그대로 연결됩니다.
이 시기에
- 그냥 친구들이 가는 쪽으로
- “수학이 쉬워 보이는 선택”만 생각해서
- 편제표·대학 권장 과목을 보지 않고
결정해 버리면
나중에 수능에서
“선택과목 페널티”를 그대로 떠안게 될 수 있습니다.
- 모의고사를 “성적표”가 아니라 “진단 도구”로 보는 첫 해
고2부터 보는 교육청 모의고사는
- 성적표를 모아두는 게 목적이 아니라
- 내 위치, 약점 과목, 시간 배분 문제를 확인하는 용도입니다.
여기서 손해를 보는 경우는
- 점수만 보고 “나는 문과형/이과형”이라는 레이블을 더 굳히거나
- 틀린 문제를 전혀 분석하지 않고
모의고사지를 책상 서랍에 넣어 버리는 패턴입니다.
이득을 보는 학생은
- 1년에 적어도 두 번은
모의고사를 “한 번 더 푸는 시간”을 따로 잡습니다. - 틀린 문항을 개념·실수·시간 부족으로 나눠서
어떤 이유로 틀렸는지 색을 달리 칠해 보는 식으로 분석합니다.
5. 고2가 지금 시작하면 이득 보는 수능 준비
고2에서 수능을 고려할 때,
다음 네 가지는 “앞당길수록 이득”인 것들입니다.
- 국어·수학·영어 기출 입문
- 전 영역 기출 전체가 아니라
가장 기본이 되는 최근 1~2개년 기출부터
“어떤 식으로 묻는지”를 보는 수준이면 충분합니다. - 처음에는 해설 강의보다
문제–지문–선지 구조를 눈으로 익히는 데 집중합니다.
- 선택과목 기초 개념 선행
- 내가 수능에서 가져갈 선택과목(수학·탐구)에 대해
고3에 나올 개념을 맛보기 정도로 보는 것 - 특히 수학 미적분, 과탐 과목은
“처음 보는 낯선 공식”으로 시작하면
고3 1년 안에 정리하기 벅찹니다.
- 모의고사 시간 배분 연습 시작
- 정시만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시간 안에 푸는 연습은 필요합니다. - 한 달에 한 번 정도,
국어·수학·영어 중 한 과목씩이라도
60분 타이머를 맞추고 “실전처럼” 풀어 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 내신–수능 연결 로드맵 그리기
- 내신 시험 범위와 수능 과목 범위를
대략 겹쳐 보면서
“이 단원은 수능에서도 계속 반복된다”는 감각을 갖는 것만으로도
공부 태도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함수·확률,
국어에서 비문학 독해,
영어에서 구문·어휘는
내신만이 아니라 수능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기초입니다.
6. 고3: 너무 늦게 시작하면 손해 보는 지점, 너무 일찍 몰아붙여도 무너지는 지점
고3 수능 준비 시기는
이렇게 나눠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 3월 이전
- 수시/정시 큰 방향, 최종 선택과목 정리
- 고1·2 개념 복습의 마지막 골든타임
- 6월 모의평가까지
- 수능 기출 1회독 수준을 끝내고
- 시험 구조에 익숙해지는 시기
- 9월 모의평가까지
- 영역별 취약 파트를 집중 보완하는 시기
- 수능 직전
-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
- 이미 한 것을 정리하고 안정화하는 시기
여기서 손해를 보는 패턴은 이런 식입니다.
- 6월 모평 직전에 처음으로 기출을 잡는다.
- 9월 이후에도 계속 새로운 인강·교재를 추가한다.
- 11월까지도 고1·2 개념을 다시 찾느라
정작 “수능형 문제”에서 실전 감각을 못 잡는다.
이득을 보는 학생들은
- 3월 이전에 최소한
“내가 수능에서 들고 갈 과목, 목표 등급의 대략적인 그림”을 갖고 있고 - 6월까지는
각 과목 기출을 한 바퀴 도는 경험을 하고 - 9월 이후에는
“점수를 올리는 것보다, 떨어지지 않는 것”에 초점을 옮겨 갑니다.
7. 학년별 수능 준비 시기 체크리스트
아래 표는,
지금 우리 집이 “언제 무엇을 하면 이득인지”를 보실 수 있도록
아주 간단히 정리한 체크리스트입니다.
고1 체크포인트
- 공통 국·영·수·통사·통과 개념이 교과서 기준으로 정리되어 있는가
- 매일 최소 20분 이상 읽기(국어/영어)를 하고 있는가
- 시험이 끝난 뒤, 오답노트를 한 번 이상 다시 보는 습관이 있는가
- 수능 기출·사설 모의고사를 본격적으로 풀고 있지는 않은가
- 진로 방향이 아주 막연하더라도, 문·이과 정도는 대략 염두에 두고 있는가
고2 체크포인트
- 수능에서 가져갈 선택과목(수학·탐구)이 확실히 정해졌는가
- 교육청 모의고사를 “진단용”으로 활용해 틀린 문제 분석을 하고 있는가
- 각 과목 기출문제 일부를 실제로 풀어본 경험이 있는가
- 내신 공부를 할 때 “이 단원이 수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 여름방학 중 최소 한 과목은 “수능형 공부” 블록을 확보할 계획이 있는가
고3 체크포인트
- 3월까지 고1·2 개념 복습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는가
- 6월 모평 전까지, 주요 과목 기출 1회독은 했는가
- 9월 이후에는 “새로운 교재보다는 정리·복습”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가
- 수시와 정시 계획을 동시에 고려해, 수능 최저 여부를 계산해 보고 있는가
- 모의고사 성적표를 모아 두고, 영역·유형별 약점이 명확히 정리되어 있는가
8. 학부모용 질문 리스트
(아이와 수능 준비 시기를 이야기할 때)
학년 상관없이,
아이와 갈등을 만들지 않으면서 수능 이야기를 꺼낼 때
아래 질문들 중 2~3개만 골라 사용해 보세요.
- “지금까지 시험을 보면, 너는 어떤 과목에서 힘이 제일 덜 드는 것 같아?”
- “수능을 딱 하나의 시험이 아니라,
네가 지난 3년 동안 공부해 온 걸 확인하는 자리라고 보면
지금 제일 먼저 정리해야 할 건 뭐라고 생각해?” - “모의고사 성적표를 여태 모아본 적 있어?
한 번 같이 펼쳐 보고, 과목별로 뭐가 보이는지 이야기해 볼까?” - “고3이 되었을 때,
‘이건 좀 더 일찍 했어야 하는데’라고 후회할 것 같은 게 뭐가 있을까?” - “지금 학년에서는 수능 점수 자체보다,
수능을 위해 어떤 습관을 만들어 두는 게 좋을까?” - “학원·인강 말고, 학교 공부나 혼공에서
수능 준비에 제일 도움이 되는 건 뭐라고 느껴?”
9. 마무리: 지금 이 시점에서 ‘손해를 줄이고 이득을 키우는’ 한 가지
- 고1이라면
수능 기출·사설 모의고사 대신
공통과목 개념·독해·습관에 시간을 쓰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큰 이득입니다. - 고2라면
선택과목 확정과 모의고사 분석을
“내년 고3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조금만 앞당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 고3이라면
“언제 시작했어야 했는지”를 후회하기보다
오늘부터 3·6·9·수능까지
남은 시험들을 기준으로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나누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번 주말에
아이와 함께 성적표·학교 교육과정표·모의고사 결과를 한 번 펼쳐 놓고,
“지금 학년에서 수능을 위해
우리가 딱 하나만 바꾼다면, 무엇을 바꿀까?”
이 질문에 서로 한 줄씩 답을 적어 보세요.
그 한 줄이,
고1·고2·고3별 수능 준비 시기를
손해가 아니라 이득으로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